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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다음 투자처 (전력인프라,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tax822 2026. 8. 24. 10:56

목차


     

     

     

     

    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바닥 대비 70% 올랐습니다. 제가 소액으로 엔비디아를 처음 담았을 때만 해도 이 정도 상승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런데 월가의 큰 자금들은 이미 다음을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다음으로 전력 인프라,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세 곳에 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잔치의 이면, 집중과 쏠림의 위험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5조 5천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7,700조 원, 대한민국 GDP의 세 배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회사 하나가 잘나가는 나라 하나보다 크다는 말이 이제 비유가 아닌 현실이 됐습니다. 제가 엔비디아 주식을 처음 들여다봤을 때 이 규모가 실감이 안 됐는데, 국가 경제와 비교해보니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집중도입니다. 주가수익비율(PER, Price to Earnings Ratio)이란 주식 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들이 이 회사에 얼마나 프리미엄을 얹어주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골드만 삭스 분석에 따르면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작년 평균 44% 올랐지만 예상 이익 증가율은 9%에 그쳤습니다. 장사는 조금 나아졌는데 가게 권리금은 다섯 배 뛴 셈입니다.

    국내 증시도 같은 구조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코스피 ETF를 샀다고 분산 투자가 된 게 아니라는 뜻이죠. 지난 6월 삼성전자가 한 시간 만에 2.5% 빠지면서 코스피 9천 선이 무너졌습니다. 회사 하나의 기침이 증시 전체의 감기가 되는 구조, 제가 직접 계좌를 보면서 느꼈던 불편함이 바로 이 집중 리스크였습니다.

    월가가 다음 판을 찾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AI라는 잔치는 끝나지 않았지만, 앞줄은 이미 배가 부른 상태입니다. 이제 젓가락도 못 든 뒷줄을 찾는 겁니다.

    전력 인프라, 유행이 아닌 공사판

    AI가 전기를 얼마나 먹는지 수치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JP모건은 2030년쯤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의 연간 발전량을 합친 것보다 커진다고 전망했습니다. 모건 스탠리는 데이터 센터 관련 총 투자 규모를 3조 달러로 보면서 아직 20%도 집행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전력망 인프라(Power Grid Infrastructure)란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가정과 기업에 전달하는 송배전 설비 전체를 말합니다. 현재 미국 송전선의 약 70%가 설치된 지 25년이 넘은 낡은 설비입니다. 전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전기를 나를 길이 낡아 있다는 뜻입니다. JP모건이 "전기가 곧 국력이 된다"고 표현한 배경이 여기 있습니다.

    제 시각에서 이 부분이 특히 와 닿았던 건 석유와의 비교였습니다. 과거 나라들이 석유 확보를 두고 싸웠던 것처럼, 앞으로는 안정적인 전력을 먼저 확보한 나라가 AI를 먼저 쓰고 더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전기를 만들고 공급하는 나라에서 더 큰 부와 창의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건, 지금 현실에서 이미 증명되고 있는 흐름으로 보입니다.

    다만 골드만 삭스는 유틸리티 기업들의 투자 비용이 현금 창출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 신용 측면에서 조심스럽다고 경고했습니다. 개별 전력 회사를 고르기보다 전력 인프라 전체를 담는 ETF(상장지수펀드, 특정 지수나 섹터를 추종하는 펀드)로 접근하는 게 안전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JP모건이 꼽은 전력 투자 유망 분야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1.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발전 회사 —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보
    2. 발전소와 송전 설비에 들어가는 장비를 만드는 제조 회사 — 교체 수요가 확정적
    3. 노후 전력망을 교체하고 신설 데이터 센터를 시공하는 건설 회사 — 수주 잔고 장기화

    공사는 몇 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전력 인프라에 흘러들어간 돈은 짧게 치고 빠질 수 없는 구조입니다. 유행처럼 들어왔다 나가는 테마가 아니라는 점이 다릅니다.

    소프트웨어, 사상 처음으로 시장보다 싸졌다

    미국 소프트웨어 ETF가 연초 대비 21% 이상 빠졌습니다. 작년 9월 고점 대비로는 3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한다는 공포가 투자자들을 내쫓은 결과입니다. 어비바, 세일즈포스 같은 기업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은 2025년 초 대비 반값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내재 가치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거나 낮은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지난 20년간 항상 시장 평균보다 비싸게 거래되던 소프트웨어 업종이 처음으로 S&P 500보다 싼 업종이 됐습니다. 업종 평균 PER이 2024년 하반기 31배에서 2025년 1분기 22.7배로 하락했습니다. 팔려고 나온 사람이 살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AI가 코드를 짜는데 소프트웨어 회사가 버틸 수 있겠냐"는 시각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AI 도구를 써보면서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 AI는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기업의 회계 프로그램, 고객 관리 시스템, 데이터 파이프라인 위에서 움직입니다. 그 기반이 없으면 AI가 일할 자리 자체가 없는 거죠. JP모건이 "AI가 소프트웨어를 없애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안에 들어가서 일을 더 시키는 것"이라고 본 분석이 저는 더 현실적으로 들렸습니다.

    국내 상황은 미국과 결이 다릅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AI 소프트웨어 공포 대신 AI 인프라 수혜를 먼저 봤습니다. 삼성 SDS가 국가 AI 컴퓨터 센터 사업을 수주하면서 하루 30% 가까이 올랐고, 카카오는 2025년 2분기 영업이익 2,770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한국 소프트웨어는 미국처럼 반값 세일 구간은 아니지만, 실제 이익이 나오기 시작한 회사들을 분기 실적 기준으로 걸러낼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관련하여 골드만 삭스 인사이트에서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꾸준히 내놓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30년 만에 가장 싸진 업종의 현실

    미국 주식 전체가 3년간 50% 이상 오르는 동안 헬스케어는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장부를 열어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2024년 3분기 헬스케어 기업들은 시장 예상치보다 13% 더 벌었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평균이 7%였으니 거의 두 배 아웃퍼폼(Outperform)한 셈입니다. 아웃퍼폼이란 시장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는 의미입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가 "헬스케어 살 때"로 돌아선 이유도 이 실적에 있습니다. 제약사들의 약가 규제 불확실성이 정부와의 협의로 상당 부분 해소됐고, 이익 전망치가 더 이상 하향 조정되지 않고 안정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골드만 삭스는 올해 AI 테마에서 두 번째 도약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헬스케어를 꼽으면서, 올해 배당 인상률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도 지목했습니다. 주가가 싼데 배당까지 오르는 구조입니다.

    국내 바이오 시장도 비슷한 모양입니다. 셀트리온은 2025년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5% 늘었고 영업이익은 86% 증가했습니다. 장사는 거의 두 배로 잘 됐는데 주가는 반도체와 전력 기기 테마에 밀려 뒷줄에 있었습니다. 증권사들의 적정 주가와 현재 주가 차이가 40% 가까이 벌어진 상태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녹십자 같은 대형 제약사들도 2028년까지 꾸준한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국내 증권사들의 공통 분석입니다.

    한국은 2025년 기준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통계청(KOSIS) 자료에 따르면 이 속도는 일본보다도 빠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병원에 갈 사람은 매년 늘어나는데 그 약과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의 주가가 반도체에 밀려 소외된 상황, 이게 지금 한국 바이오의 현실입니다.

    단, 바이오는 임상 결과 하나, 허가 결정 하나에 하루 주가가 20~30% 움직이는 업종입니다. 개별 종목 베팅보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ETF로 소량 분산하는 접근이 맞다고 봅니다. 어느 회사가 살아남을지 맞추려다가는 계좌가 임상 실패 한 번에 같이 쓰러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반도체 주식은 지금 팔아야 하나요?

    A. 반도체를 팔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도체 한 곳에 올인하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올해 5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5개월 연속 기록을 갱신하며 1,2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업종 자체의 성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많이 오른 주가에 새로 큰 비중을 실을 타이밍인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포트폴리오 내 비중 점검이 먼저입니다.

    Q. 전력 인프라 ETF는 어떤 걸 봐야 하나요?

    A. 국내에서는 미국 전력 인프라 관련 ETF가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출시돼 있습니다. 구성 종목에 발전 회사, 송전 장비 제조사, 건설사가 골고루 담겨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개별 유틸리티 기업은 투자 비용 증가로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골드만 삭스의 경고를 감안하면, 섹터 전체를 담는 ETF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접근법입니다.

    Q. 미국 소프트웨어 주식이 싸다면 지금 바로 사도 되나요?

    A.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은 월가 세 곳 모두가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싸다는 게 곧 지금 당장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장의 공포가 해소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관련 업종 ETF로 매달 나눠서 전체 자산의 10~20% 안쪽으로 분할 매수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Q. 한국 바이오 주식은 미국 헬스케어와 같은 흐름인가요?

    A.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리스크 구조가 다릅니다. 미국 헬스케어는 대형 제약사와 의료기기 기업 중심이라 실적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한국 바이오는 임상 결과와 품목 허가에 따라 주가 변동폭이 훨씬 큽니다. 실적이 나오는 대형 바이오 기업 위주의 ETF로 접근하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작게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Q. AI 시대에 소프트웨어 직종은 살아남을 수 있나요?

    A. 컴퓨터가 처음 도입될 때도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가 있었습니다. 제가 4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직접 본 건 그 반대였습니다. 컴퓨터로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와 전문 분야가 생겨났습니다. AI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반복적인 작업을 AI가 대신하면서 사람은 더 창의적이고 판단이 필요한 일에 집중하게 되는 흐름, 이미 그 초입에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다음을 찾는 게 아니라 반도체 외에도 담아야 할 것들을 찾는 게 지금 필요한 시각입니다. 전력 인프라,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세 곳 모두 개별 종목보다 섹터 ETF로, 한 번에 넣지 말고 분할로, 전체 자산의 일정 비율 안에서 담는 방식을 권합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지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ajKMQuFD0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