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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찰튼전 리뷰 (마페, 사비우, 뉴캐슬)

tax822 2026. 8. 27. 13:56

목차


     

    솔직히 저는 이 경기를 보기 전까지 토트넘이 브렌트퍼드전 충격에서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습니다. 카라바오컵 2라운드, 상대는 찰튼. 5대 1 승리라는 결과보다 경기 내내 느껴진 선수들의 온도 차이가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감이 필요했던 선수들이 제때 골을 넣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가능성을 증명한 경기였습니다.

    마페가 보여준 것

    저는 이 경기를 보면서 중원에서 마페 선수를 보는 내내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 선수, 원래 이렇게 잘하는 선수였나?

    마페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벤탄쿠르, 베리발과 함께 중원 3인 조합으로 출전했습니다. 포메이션상 벤탄쿠르가 가장 후방에서 컨트롤을 맡고, 마페와 베리발이 좌우로 나뉘는 구조였지만 실제로는 세 선수가 끊임없이 위치를 바꾸며 삼각형 패스 루트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삼각형 패싱 구조(triangular passing structure)란 세 미드필더가 서로 삼각형 위치를 유지하며 상대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전술입니다. 쉽게 말해 한 선수가 공을 잡으면 나머지 두 선수가 항상 서로 다른 각도에서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위치를 잡아주는 방식입니다.

    제가 특히 눈이 갔던 장면은 28분경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냥 안전하게 옆으로 돌렸을 법한 순간에 마페는 과감하게 전방으로 강한 직선 패스를 꽂아버렸습니다. 패스를 받는 선수의 기량을 믿고 찔러 넣은 패스였는데, 그게 유효 슈팅으로 이어졌습니다. 웬만한 선수라면 시도조차 안 했을 패스를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넣어버리는 장면이었습니다.

    퍼스트 터치(first touch)란 공을 처음 받는 순간의 볼 컨트롤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공을 발 앞에 떨구는 것을 넘어, 첫 번째 터치로 자신의 몸을 어느 방향으로든 열어둘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마페는 공을 받기 전부터 상대 수비의 위치를 파악하고, 첫 터치와 동시에 몸을 수비 반대 방향으로 열어버렸습니다. 그 덕분에 드리블로 전진할지 바로 패스를 찌를지를 한 박자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경기에서도 혼자 선수 출신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항공뷰로 경기 전체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탈압박(pressing evasion)이란 상대의 압박을 몸의 무게 중심 이동이나 드리블로 벗어나는 능력을 뜻합니다. 마페는 전반 막판 손흥민이 자주 사용하는 아웃사이드 페인트처럼 바깥발로 공을 잡아두다가 순간적으로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수비를 완전히 털어냈습니다. 수비 복귀 상황에서는 슬라이딩으로 공만 깔끔하게 끊어낸 뒤 바로 공격권을 이어가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제가 예상 밖으로 느꼈던 부분입니다. 공격 쪽 기여는 어느 정도 기대했는데, 수비 전환까지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은 이번 경기에서 마페가 보여준 역할을 정리한 것입니다.

    1. 삼각형 패싱 구조에서 중심 역할 — 베리발, 벤탄쿠르와 끊임없이 위치를 교환하며 공격 루트를 다양화했습니다.
    2. 과감한 전방 패스 — 28분경 수신자의 기량을 믿고 직선으로 찌른 패스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습니다.
    3. 탈압박과 수비 전환 — 아웃사이드 페인트를 이용한 탈압박, 슬라이딩 차단 후 공격 전환까지 소화했습니다.
    4. 전방 압박 가담 — 공격형 미드필더임에도 상대 빌드업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에 가담했습니다.

    마페 부상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냥 그 정도입니다.

    사비우의 25분이 남긴 것

    후반 70분경 교체 투입된 사비우 선수,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처음 그 드리블을 봤을 때 솔직히 잠깐 멈칫했습니다.

    사비우는 투입 후 10분도 안 돼 데뷔골을 기록했습니다.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수비 두세 명을 연속으로 컷인하며 치고 들어가다가, 수비가 역동작에 걸려 거리가 벌어지는 순간 니어포스트로 강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컷인(cut-in)이란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드리블 동작으로, 주로 오른발잡이가 왼쪽 윙에 배치되거나 왼발잡이가 오른쪽 윙에 배치됐을 때 자연스럽게 발동하는 움직임입니다. 사비우는 이 컷인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구사했습니다. 드리블 한두 번 해본 수준이 아니라는 게 몸동작만으로 느껴졌습니다.

    첫 골 이후 3~4분 만에 또다시 개인 기량으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만들었고, 벤데이비스 선수의 굴절을 맞아 공식 득점은 벤데이비스 골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사비우가 만들어낸 득점이라고 봐야 맞습니다. 25분이라는 짧은 출전 시간 동안 단순히 개인 돌파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오버래핑으로 올라오는 포로 선수에게 페인팅을 걸어 1대1 찬스를 만들어주는 장면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걸 보고 제 경험상 이 선수는 풀타임 출전으로 데이터를 쌓아도 충분히 경기를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트넘이 오랜 기간 측면 자원 부족을 고민해왔다는 건 프리미어리그 공식 통계(Premier League Stats)에서도 토트넘의 측면 크로스 성공률 데이터로 어느 정도 확인이 됩니다. 그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을 사비우가 단 25분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는 단순한 컵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풀타임 체력 안배가 관건입니다. 스프린트 횟수가 많은 스타일이 아니라 순간 가속과 체중 이동을 이용하는 유형이라 장시간 뛸수록 어떻게 달라질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뉴캐슬처럼 압박 강도가 높은 팀을 상대로 이 폼을 유지할 수 있느냐, 그게 진짜 질문입니다.

    뉴캐슬전을 앞두고 남은 숙제

    이번 경기를 보고 나서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이 승리가 진짜 반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찰튼이 약체여서 가능했던 결과일까?

    5대 1이라는 스코어는 분명 기분 좋은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 경기만 놓고 토트넘의 경기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컵 경기 결과에 취해서 다음 리그 경기에서 방심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가장 먼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오른쪽 측면 호흡입니다. 무어와 그레이의 오버래핑(overlapping) — 풀백이 측면 공격수 바깥쪽으로 달려 올라가며 2대1 상황을 만드는 전술 — 은 전반 내내 타이밍이 맞지 않아 공격권을 반복해서 내줬습니다. 두 선수 모두 함께 올라가거나 함께 기다리는 경우가 있어서, 결국 공이 허공에 뜨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후반 포로 선수 투입 이후 오른쪽 측면 조합이 훨씬 안정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레이 선수 입장에서도 무어보다 포로와의 호흡이 더 자연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후반 크로스와 컷백(cut-back) — 골문 가까이에서 뒤쪽으로 공을 되돌리는 패스 — 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골로 연결되지 않는 장면도 꽤 있었습니다. 찰튼이 지쳐서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으니, 뉴캐슬처럼 끝까지 강도 높은 수비를 유지하는 팀을 상대로는 이 부분이 더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점은 저도 조금 걱정됩니다.

    수비에서 허용한 한 골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빌드업(build-up play)이란 수비 진영에서부터 조직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인데, 뉴캐슬은 상대의 빌드업 단계에서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가하는 팀입니다. 찰튼을 상대로 허용한 실점이 뉴캐슬 상대로는 두 배, 세 배의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반더벤과 포로가 후반에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긍정적입니다. 특히 포로 선수가 오른쪽 풀백에서 복귀전이라고 믿기 어려운 안정감을 보여줬다는 점은 뉴캐슬전 선발 라인업을 고민할 때 분명히 고려 대상이 될 겁니다.

    뉴캐슬도 어금니 주력 선수들이 빠진 상황이라 해볼 만한 경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찰튼이라고 생각하고 뛰면 안 됩니다. 그 경계를 어떻게 잡느냐가 데제르비 감독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페는 원래 이렇게 잘하는 선수였나요? 토트넘에서 갑자기 좋아진 건가요?

    A. 마페는 이적 전 포르투에서도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던 선수입니다. 다만 새로운 팀에서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마페는 그 기간이 유난히 짧아 보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팀 전술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봤을 때, 팀을 옮기고도 즉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스스로 증명했다고 봅니다. 토날리와 비교하면 현 시점에서는 마페 쪽이 훨씬 눈에 들어오는 건 사실입니다.

    Q. 사비우가 뉴캐슬전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A. 25분이라는 짧은 출전 시간으로 판단하기에는 변수가 많습니다. 풀타임 체력 부분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감독 입장에서는 한 경기 데뷔골을 바탕으로 바로 리그 빅매치 선발을 선택하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선발 출전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교체 카드로 충분히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찰튼전 5대 1 승리, 뉴캐슬전에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A. 솔직히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찰튼과 뉴캐슬의 수비 강도와 전방 압박 수준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번 경기에서 확인한 건 경기력 회복 가능성과 선수들의 자신감이지, 완성된 팀의 모습이 아닙니다. 크로스와 컷백 정확도, 오른쪽 측면 호흡, 수비 집중력이 함께 올라와야 이번 승리가 진짜 반등의 신호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솔란키는 히샬리송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A. 이번 경기에서 솔란키가 보여준 볼 키핑 능력은 확실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려운 패스를 몸으로 살려내고 동료가 올라올 때까지 시간을 버는 능력은 히샬리송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다만 아직 한두 경기로 단정 짓기보다는, 꾸준히 이 폼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찰튼전은 완성된 토트넘을 보여준 경기라기보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습니다. 마페와 사비우라는 두 선수가 각자의 방식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뉴캐슬전을 앞두고 팀 전체의 텐션이 올라간 건 분명합니다. 이제 관건은 이 자신감을 강한 상대에게도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뉴캐슬전 이후에 다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RTb3W_kF1I
    https://www.premierleague.com/st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