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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슐츠와 스타벅스 (자수성가, 경영철학, 주식투자)

tax822 2026. 10. 20. 11:49

목차


    하워드 슐츠와 스타벅스 (자수성가, 경영철학, 주식투자)

    10년 전 처음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을 때, 저는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어떻게 이렇게 일관되게 낼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이 하워드 슐츠라는 사람으로 이어졌고, 결국 그의 책 <그라운드업>까지 닿았습니다. 자수성가형 경영인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한 분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악의 환경에서 출발한 자수성가

    하워드 슐츠의 어린 시절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커피 기업의 창업주라고 하면 어느 정도 탄탄한 배경을 상상하기 마련인데,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경제적으로 무능했던 아버지,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 심지어 공터가 도박장으로 쓰이던 환경. 아이가 자라기에 이보다 나쁜 조건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대목을 읽으면서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 환경에서 이런 사람이 나왔을까. 그는 미식축구 재능 하나로 장학금을 받아 노던 미시간 대학에 입학했고, 졸업 후 제록스 영업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영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스웨덴 가정용품 기업 테마플라스트로 이직했고, 그곳의 주력 상품인 커피머신을 팔다가 시애틀의 작은 원두 로스팅 업체를 방문하게 됩니다. 그 회사가 스타벅스였습니다.

    자수성가(自手成家)란 물려받은 자산 없이 스스로 부와 지위를 일군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 억만장자의 약 70%가 이 범주에 속합니다. 슐츠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단순히 '성공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고 경영 철학에 그대로 녹여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제목인 <그라운드업(Ground Up)>도 '바닥을 딛고 일어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미국 주식을 샀을 때, 그 종목이 스타벅스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울 만큼 단순한 이유였는데, CEO가 하워드 슐츠라는 사실 하나만 보고 매수를 눌렀습니다. 생초보의 직감치고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스타벅스를 스타벅스답게 만든 경영철학

    스타벅스가 지금의 위치에 오른 데는 몇 가지 뚜렷한 원칙이 있었습니다. 슐츠가 이탈리아 밀라노의 에스프레소 카페에서 경험한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바리스타가 손님과 눈을 맞추며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노천 카페의 분위기. 그는 그 정서적 교감(emotional connection)을 미국으로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정서적 교감이란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고객이 감정적으로 연결됐다고 느끼는 경험을 말합니다. 당시 미국에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문화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가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 것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커피 본질의 회복: 매장 확대 과정에서 커피 맛이 흐려지자, 슐츠는 CEO 복귀 후 새 머신 도입과 바리스타 재교육에 집중했습니다. 커피 맛을 해치는 메뉴는 과감히 없앴습니다.
    2. 직원 우선 경영: 파트타임 직원에게도 건강보험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제공했습니다. 이익이 나지 않던 시절에도 이 원칙을 지킨 이유는, 직원이 회사의 가치를 함께 소유해야 진짜 파트너가 된다는 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3. 제3의 공간 철학: 집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third place)으로서의 카페 개념을 정착시켰습니다. 음료를 사지 않아도 화장실을 쓸 수 있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것도 이 철학의 연장선입니다.
    4. 사회적 책임 실천: 재향군인 및 가족 채용 프로그램, 난민 채용, 직원 대학 학자금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사회 안전망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스톡옵션(Stock Option)이란 직원이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직원도 그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이익도 못 내는 시절에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이걸 준다는 건, 당시 기준으로 꽤 파격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1992년 나스닥(NASDAQ)에 상장했습니다. 나스닥이란 기술주 중심의 미국 전자 주식 거래 시장으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상장된 곳입니다. 당시 기업 가치는 2억 5천만 달러였고, 슐츠의 지분은 10%였습니다. 지금의 시가총액은 그때보다 40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참고로 빌 게이츠의 아버지인 빌 게이츠 시니어가 스타벅스 인수 당시 자금 조달을 도운 인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슐츠의 경영 방식은 단순히 커피를 잘 파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포춘(Fortune)은 그를 2009년 최고의 CEO로 선정했고, 타임지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았습니다. 이 평가가 괜한 게 아니라는 걸, 책을 읽으면서 실감했습니다.

    위기의 스타벅스, 그리고 주식투자의 현실

    2020년 이전까지 스타벅스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는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매장 중심 비즈니스 모델인 스타벅스에게 팬데믹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중국 시장에 대한 무리한 투자가 겹치면서 매출은 예측치를 밑돌기 시작했고, 이익은 감소했습니다. 자사주 매입(buyback, 기업이 자사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것)도 중단됐습니다. 자사주 매입이 멈추면 주가 지지력이 약해진다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마지노선인 주당 80달러도 깨고 내려갔을 때, 솔직히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추가 매수를 선택했습니다.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이 연 2% 수준이었는데, 배당수익률이란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식을 보유만 해도 현금 수익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최소한 배당만큼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었습니다.

    30년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던 스타벅스에 노조가 생긴 것도 이 시기의 이슈였습니다. 노조(labor union)란 근로자들이 임금·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를 말합니다. 슐츠는 이를 막기 위해 공개토론회에 직접 나서기도 했지만, 흐름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슐츠의 CEO 복귀 소식만으로 주가가 반등했다는 건, 시장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2022년 위기 때도, 그가 돌아오면 스타벅스가 정상화된다는 공식이 통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서도 스타벅스의 재무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한국 스타벅스는 미국 본사 지분이 없습니다. 신세계그룹이 67.5%의 최대 주주이고, 나머지는 싱가포르 투자청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사는 매출의 5% 수준의 로열티(royalty)만 받는 구조입니다. 로열티란 브랜드나 기술 사용의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를 뜻합니다. 한국 스타벅스 신도들의 열정을 생각하면, 그 로열티 금액이 결코 적지 않을 겁니다.

    책 <그라운드업>은 전반적으로 읽을 만한 책입니다. 다만 제가 직접 읽어보니, 중반부에 다소 루즈하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창업자 특유의 열정이 담긴 부분은 분명 흡입력이 있는데, 중간중간 다소 반복적인 서술이 속도를 늦추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스타벅스에 애착이 있거나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임은 분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 창업자인가요?

    A. 정확히는 공동 창업자 3명에게서 회사를 인수한 인물입니다. 슐츠는 원래 스타벅스 직원으로 입사했다가 퇴사 후 커피전문점 '일 지오날레'를 직접 창업했고, 이후 매물로 나온 스타벅스를 인수해 합병하면서 현재의 스타벅스로 키워냈습니다. 사실상 오늘날의 스타벅스를 만든 사람은 슐츠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Q. 스타벅스 주식은 지금 살 만한가요?

    A.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다만 제 경험상, 슐츠가 복귀한 이후 정상화 흐름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 시장 회복 여부와 신규 매장 개척 속도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전에는 반드시 최신 실적 자료와 공시를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Q. 한국 스타벅스에 투자하면 미국 스타벅스 본사 실적과 연동되나요?

    A. 연동되지 않습니다. 한국 스타벅스는 신세계그룹이 최대 주주로, 미국 본사와는 별개의 법인입니다. 미국 본사는 로열티만 수취하는 구조입니다. 미국 스타벅스에 투자하려면 나스닥에 상장된 SBUX 종목을 직접 매수해야 합니다.

    Q. 그라운드업 책은 어떤 분에게 추천하나요?

    A.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거나 커피 문화에 관심 있는 분, 또는 자수성가형 경영인의 이야기에서 동기를 얻고 싶은 분께 적합합니다. 다만 책 분량이 꽤 두껍고 중반부에 다소 지루한 구간이 있다는 점은 미리 감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Q. 슐츠가 CEO를 그만두고도 계속 영향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슐츠는 이사회 회장직을 유지하며 스타벅스와 연결을 끊지 않았습니다. 창업자 특유의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실제로 위기 때마다 복귀해 성과를 냈기 때문에 시장과 조직 모두 그의 존재에 반응합니다. 그가 복귀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건, 그의 이름 자체가 일종의 신뢰 자산이 됐다는 뜻입니다.

    슐츠의 말 중에 오래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목적지에 혼자 도착한다면 허울만 있는 성공이다. 최고의 보상은 승리자들과 함께 도착하는 것이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이 말을 한다는 게,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걸 책을 읽고 나서 더 실감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지금도 완전히 위기를 벗어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슐츠가 만들어 놓은 경영 원칙과 브랜드의 뿌리는, 단기 실적보다 훨씬 오래가는 자산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IhjQhPW-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