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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외국인 관광객 급증 (만족도, K콘텐츠, 워케이션)

tax822 2026. 8. 20. 10:45

목차


     

     

     

    서울행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부산행을 끊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좀 의아했습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3만 명을 넘어섰고, 전국 평균 증가율 21%의 두 배에 가까운 40%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도쿄와 싱가포르를 만족도에서 앞선 도시가 부산이라는 사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도쿄를 앞선 만족도, 숫자 뒤에 있는 진짜 이유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부산이 화제가 된 건 단순히 예쁜 사진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 중국 여행 플랫폼이 아시아 8개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부산이 5점 만점에 4.73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도쿄, 3위는 싱가포르였습니다. 세계 최상위권 관광 도시들을 제치고 부산이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처음엔 이변처럼 보였지만, 제가 직접 부산을 다녀온 경험을 떠올려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갔습니다.

    제 경우, 가장 먼저 놀랐던 건 숙소 창문 너머로 펼쳐진 바다였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수평선이 보이는 경험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도심에서 지하철 몇 정거장이면 백사장에 닿고, 숙소 주변에는 로컬 맛집과 카페가 촘촘히 들어차 있었습니다. 이동 동선 자체가 스트레스 없이 짜였고, 그게 체류 내내 쌓이면서 만족감으로 남았습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세 가지 흐름이 거의 동시에 맞물렸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이후 억눌렸다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여행 수요, 전 세계로 퍼진 한국 콘텐츠, 그리고 중일 외교 갈등이라는 지정학적 변수입니다. 팬데믹이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언하는 전 지구적 감염병 유행을 뜻하는데, 이 시기 여행이 막혀 있던 사람들이 화면 속에서 먼저 한국을 만났습니다. 오징어 게임, BTS 부산 콘서트가 전 세계 팬들의 검색창에 '부산'이라는 단어를 처음 심었습니다.

    여기에 중일 갈등이 겹치면서 일본을 향하던 크루즈 노선 일부가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고, 부산은 이 흐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2026년 5월 한 달간 부산항으로 입국한 중국인은 전년 같은 달 대비 9배 넘게 늘었습니다.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24시간 크루즈 전용 터미널 운영 체계를 도입해, 한밤중 입항한 승객도 곧장 시내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운만으로는 이런 숫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준비가 있었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K콘텐츠가 만든 팬덤, 그리고 부산병이라는 신조어

    여행지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를 넘어 "다시 가고 싶어서 병이 날 것 같다"는 표현이 나온다면, 그 여행지는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라 팬덤(fandom)을 형성한 것입니다. 팬덤이란 특정 대상에 열성적인 지지자 집단이 자발적으로 형성된 상태를 뜻하는데, 대만에서 최근 '부산병'이라는 신조어가 실제로 퍼지고 있습니다. 한 번 다녀오면 자꾸 다시 가고 싶어진다는 뜻입니다.

    대만 여행 플랫폼 KKday 조사에서 부산은 오사카에 이어 대만인이 두 번째로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로 올라섰습니다(출처: KKday). 오사카는 오랫동안 대만인의 근거리 해외 여행 대명사였는데, 그 바로 다음 자리를 뉴욕도 파리도 아닌 부산이 차지했다는 건 상당한 상징성이 있습니다. 부산병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재방문 욕구가 강하다는 건, 도시가 팬덤을 갖게 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팬덤이 형성된 여행지의 강점은 방문객 스스로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 퍼트린다는 점입니다. 별도의 광고비 없이 지속적인 노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K콘텐츠, 즉 한국 드라마·음악·영화가 전 세계에서 관심을 끌면서 부산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검색창에 올라왔고, 다녀간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과 영상이 또 다른 방문객을 부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제 경험상, 부산에서 찍은 사진은 서울에서 찍은 것보다 훨씬 다양한 풍경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바다, 산, 골목, 야경이 한 프레임 안에서 공존하는 도시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습니다.

    서구권 반응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미국 방문객은 2025년 5월 한 달에만 전년 대비 80.1% 늘었고, 프랑스는 89.2%를 기록했습니다. 익스피디아(Expedia)는 2026년 가성비 여행지 1위로 부산을 선정했고, 이 소식 자체가 전 세계 여행 커뮤니티로 퍼지며 새로운 방문객을 부르는 재료가 됐습니다. 부산시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Agoda)와 지자체 단위로는 처음으로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어, 실제 예약 화면에서부터 부산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출처: 부산관광공사).

    부산이 이 모든 흐름을 잡을 수 있었던 인프라 측면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결제 인프라: 라인페이(일본 관광객), 알리페이(중국 관광객)를 자갈치시장 같은 전통 시장 노점까지 연동해 현금 없이도 즉흥 소비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2. 비짓 부산 패스(Visit Busan Pass): 24시간권·48시간권으로 나뉘어 39곳의 유료 관광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172개 가맹점에서 할인이 가능합니다. 낯선 도시에서 선택의 피로를 줄여주는 장치입니다.
    3. 글로벌 마케팅 협약: 아고다와의 공동 마케팅으로 여행 알고리즘 안에서 부산의 노출 빈도 자체를 높였습니다.
    4. 24시간 크루즈 터미널 운영: 한밤중 입항한 크루즈 승객도 바로 시내에서 체류할 수 있어 육지 소비가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워케이션 수요가 열 숙제, 체류 일수를 늘려야 진짜 성장이다

    숫자만 보면 화려하지만, 솔직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 평균 체류 기간이 2024년 6일에서 2025년 4.2일로 줄었고, 1인당 평균 소비액도 828달러에서 710달러로 118달러 감소했습니다. 방문자 수라는 지표는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정작 지역 경제에 남는 돈의 총량이 줄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관광 산업에서 체류 일수(Length of Stay, LOS)는 실질 경제 효과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LOS란 여행객 한 명이 해당 도시에 머무는 평균 박수를 뜻하는데, 같은 방문객 수라도 LOS가 하루 늘어나면 숙박업, 요식업, 이동 경비 지출이 동시에 증가합니다. 100만 명이 하루씩 머무는 도시보다 50만 명이 사흘 머무는 도시가 지역 경제에 더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해운대를 보고, 감천 문화마을을 둘러보고, 자갈치시장에서 한 끼 먹으면 하루 이틀 안에 부산의 핵심 코스가 끝나 버린다는 게 지금 부산의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부산이 이 숙제에 내놓고 있는 답 중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보는 건 워케이션(workation) 수요입니다.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개념으로, 노트북 하나로 여러 도시를 옮겨다니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집단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란 원격 근무를 활용해 특정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이동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한 도시에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머무르기 때문에 체류 기간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안으로 꼽힙니다.

    부산은 전국 워케이션 선호 지역 조사에서 서울·경기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강원과 제주를 앞질렀습니다. 빠른 인터넷 속도, 늘어나는 해변 카페, 점차 확대되는 영어 응대 환경이 원격 근무자에게 매력적인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관광객은 명소를 훑고 나면 더 머물 이유가 없어지지만, 워케이션 여행자는 일 자체가 체류의 이유가 되기 때문에 LOS를 끌어올리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의료 관광(medical tourism)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의료 관광이란 치료나 시술을 목적으로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 형태를 뜻하는데, 치료 기간 동안 체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어줍니다. 성형, 피부 시술, 건강 검진을 위해 방문한 의료 관광객은 대체로 일반 관광객보다 1인당 소비 단가가 높고, 동반 보호자까지 함께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한 건의 예약이 두 명 이상의 장기 체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야간 드론쇼와 야경 투어 같은 밤 시간대 프로그램 확대도 하루 전체를 부산에 붙잡아 두려는 같은 맥락의 시도입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지금 부산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지정학적 변수, 즉 중일 갈등이 완화되면 크루즈 노선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율 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화 가치가 지금보다 오르면 부산 여행의 가성비 매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국 운으로 얻은 관광객을 실력으로 지켜야 하는 국면이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소상공인과 숙박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인프라와 서비스 수준을 함께 끌어올려 이 흐름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산 외국인 관광객이 도쿄보다 만족도가 높은 이유가 뭔가요?

    A. 지하철에서 내려 몇 분 걸으면 백사장에 닿는 지리적 조건, 서울보다 저렴한 물가, 로컬 시장과 해변 카페가 공존하는 다양한 볼거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여기에 라인페이·알리페이 같은 외국인 친화적 결제 환경과 비짓 부산 패스 같은 편의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실제 여행 중 불편함이 줄어든 점도 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Q. 비짓 부산 패스는 어떻게 이용하나요?

    A. 비짓 부산 패스는 24시간권과 48시간권으로 나뉘며, 케이블카와 해변 열차를 포함한 39곳의 유료 관광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172개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부산관광공사 공식 사이트나 현지 관광 안내소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처음 부산을 방문하는 분이라면 하루 안에 여러 명소를 효율적으로 돌 수 있어서 특히 실용적입니다.

    Q. 부산에서 워케이션이 실제로 가능한가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해변 카페들의 인터넷 속도가 빠르고, 영어 응대가 가능한 숙소와 공유 오피스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전국 워케이션 선호 지역 3위를 기록할 만큼 원격 근무자들 사이에서 실제로 선택받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성수기를 피해 비수기에 방문하면 숙소 가격도 합리적으로 잡을 수 있어 한 달 살기형 장기 체류를 고민 중이라면 부산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선택지입니다.

    Q. 대만인들 사이에서 '부산병'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 뭔가요?

    A. 오사카 바로 다음으로 대만인이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가 부산이 될 만큼 재방문 욕구가 강해진 현상을 반영한 표현입니다. 한 번 다녀온 여행자가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올리고, 이를 본 주변 사람이 다시 부산을 검색하는 선순환이 이 신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K콘텐츠로 한국에 관심을 가진 대만인들이 서울 대신 부산을 목적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 흐름이 가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Q. 부산 관광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요?

    A. 방문자 수를 늘리는 문제는 사실상 풀렸고, 지금 남은 숙제는 체류 일수와 1인당 소비액을 늘리는 것입니다. 평균 체류 기간이 2024년 6일에서 2025년 4.2일로 줄고, 1인당 소비액도 118달러 감소한 현실은 방문자 수 증가만으로는 지역 경제 체감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신호입니다. 워케이션, 의료 관광, 야간 프로그램 같은 체류 연장형 콘텐츠가 이 과제에 대한 부산의 현재 답안입니다.

    부산이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팬덤을 가진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는 건, 제가 직접 다녀온 사람으로서도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자갈치시장에서 갓 잡은 회를 먹고, 저녁엔 부산 야경을 바라보는 그 경험은 솔직히 한 번으로 끝내기 아쉬웠습니다. 지금 부산을 고민 중이라면 성수기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이왕 가는 거, 이틀보다는 사흘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마 귀국 후에 다시 검색창에 '부산'을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꽤 큽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yTkxydVpmc
    https://www.visitbusan.net
    https://www.kk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