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책을 펼치는 순간 느끼는 그 묵직한 부담감, 혹시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2021년부터 하루 10페이지씩 리처드 탈러의 행동 경제학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다 보니, 어느 순간 제 주변 사람들 행동이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내리는 선택들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를 이 책은 아주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짚어냅니다.호모 이코노미쿠스, 우리는 정말 합리적인 존재일까요경제학 교과서는 오랫동안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는 개념을 전제로 삼았습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란 항상 이성적이고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가상의 인간형을 뜻합니다. 저도 처음 이 개념을 접했을 때 당연한 말 아닌가 싶었는데, 탈러의 사례를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탈러가 ..
개한테 사료를 사줄 때는 성분표를 꼼꼼히 읽으면서, 정작 수천만 원짜리 대출 계약서에는 "전체 동의"를 눌러본 적 없습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단순한 귀찮음이 아니라, 우리 뇌가 구조적으로 그렇게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꽤 오래 생각에 잠겼습니다.행동경제학이 등장한 배경고전 경제학은 오랫동안 인간을 '이콘(Econ)'으로 전제해 왔습니다. 이콘이란 완벽하게 합리적인 경제 주체를 뜻하는데, 쉽게 말해 항상 기댓값을 계산하고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한다는 가상의 인간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1979년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에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을 발표합니다. 프로스펙트 이론이란 사람들이 이..
영상미디어들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두 시간이 지나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는데, 막상 스마트폰을 집어 드는 순간 그 다짐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다니엘 카네만의 생각에 관한 생각은 바로 그 순간, 왜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뇌과학과 심리학 데이터로 정면에서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솔직히 다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벽돌책을 매일 4페이지씩 읽은 이유처음 책을 펼쳤을 때 든 생각은 "이건 사전이다"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벽돌책, 읽다가 중간에 덮어두고 싶어지는 그런 두께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략을 하나 세웠습니다. 매일 딱 4페이지만 읽겠다고. 억지로 끝까지 읽으려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스며들 듯이 읽어 ..